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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증상은 완치가 아닙니다"...만성질환, 관리를 넘어 '삶의 방식'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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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이나 당뇨 진단을 받은 순간, 많은 환자들이 '이제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평생 약을 달고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막막함을 느낀다. 하지만 만성질환은 삶의 끝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가장 솔직한 경고이자 생활 방식을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같은 진단을 받아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10년 후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내과 전문의 안혁수 원장(속편한내과의원)과 함께 만성질환 관리를 넘어 삶의 활력을 바꾸는 법을 알아보았다. 

만성질환 관리를 시작하면 식습관 조절이 필수적일 것 같은데요. 매운 음식이나, 단 음식 등 좋아하는 음식을 평생 참아야만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 의학은 무조건적인 금식보다 '당지수(gi) 관리'와 '식사 순서'에 주목합니다. 당지수란 음식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면 같은 음식을 먹어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당지수 관리는 80%는 가이드라인을 지키되, 나머지 20%는 소량이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즐기는 유연함이 오히려 장기적인 관리의 원동력이 됩니다. 완벽하게 참으려다 지쳐서 포기하는 것보다, 지속 가능한 방식을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혈당, 혈압 관리는 결국 수치 관리인데요. 환자분들은 매일 수치를 재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수치를 재기 전 긴장이 될 것 같습니다.
수치를 '성적표'처럼 느끼면 당연히 부담스럽습니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보면 수치는 내 몸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대시보드'입니다. 최근 도입된 연속혈당측정기(cgm)나 블루투스 혈압계는 실시간 데이터를 그래프로 보여줘 관리에 시각적인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집에서 직접 재는 가정혈압 수치는 병원에서 측정한 수치보다 심혈관 질환 예측력이 더 높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수치 변화를 관찰하면서 내 생활 습관의 효과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여 보십시오.

건강관리에 운동은 필수입니다. 운동은 무조건 힘들게 땀을 흘려야 효과가 있나요?
만성질환 환자에게 운동의 핵심은 강도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입니다. 숨이 약간 차면서도 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한 정도의 중강도 운동이 혈관 탄성 유지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주말에 몰아서 하는 격한 운동보다, 식후 15분 산책이나 계단 오르기처럼 일상 속에서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혈당 조절에 훨씬 유리합니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 가장 좋은 운동입니다.

건강기능식품으로 약을 대신할 수 있나요?
가장 위험한 생각 중 하나입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약물처럼 엄격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습니다. 특히 만성질환 약물과 함께 복용할 경우 간 수치 상승이나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약을 임의로 끊고 보조제에만 의존하는 것은, 화재 현장에서 소방차를 돌려보내고 작은 소화기 하나에 의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며, 약물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혈압·당뇨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기지 않나요?
만성질환 약물은 의존성이나 내성이 생기는 종류의 약이 아닙니다. 오히려 혈관이 높은 압력과 혈당 수치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장기 손상, 즉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손상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복용하다 보면 약 용량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내성이 생겨서가 아니라 질환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과정입니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를 병행해 합병증 발생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한 전략입니다.

관리를 열심히 하다가도 지칠 때가 있는데요. 심리적으로 번아웃이 올 때는 어떻게 하나요?
만성질환은 '완치'가 아닌 '조절'의 개념입니다. 완벽하게 관리하려는 태도는 오히려 쉽게 지치게 만듭니다. 이럴 때는 '오늘 하루 만보 걷기' 같은 큰 목표 대신, '오늘 제시간에 약 복용하기'처럼 작고 실천 가능한 목표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관리에 대한 자신감도 함께 높아집니다. 비슷한 상황의 환자 커뮤니티나 주치의와의 꾸준한 소통도 심리적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만성질환 환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요?
'증상이 없으면 다 나은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고혈압과 당뇨는 혈관이 70% 이상 손상될 때까지 아무런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치가 안정된 것은 약물과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이지, 병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만성질환은 혼자 싸우는 싸움이 아닙니다. 안저검사, 신장 기능 검사 등 정기적인 합병증 검사를 통해 주치의와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100세 건강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